6월 30일 목요특강 강의에서 추천 도서입니다
  

탄소 교향곡
탄소와 거의 모든 것의 진화


로버트 M.헤이즌  지음 | 김홍표 옮김| 뿌리와이파리 2022년 06월 10일 출간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지구가열의 위기에서 탄소중립을 외치는 지금
대통령도 당신도,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지금 당신 주변에 보이는 물건들 중에 탄소가 들어 있지 않은 물건을 찾을 수 있는가?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 숨 쉬는 공기, 잠자는 이불은 물론이거니와 종이, 나무, 약물, 페인트, 고무, 플라스틱 등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에는 탄소가 들어 있다. 탄소는 물질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생명의 원소로서 생명 탄생의 비밀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다. 탄소가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반응성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을뿐더러, 최외각전자가 네 개여서 다른 원자들과 다양한 조합으로 결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분자인 아미노산이 하늘과 바다에서 최초로 합성되는 데에도 탄소의 이런 특성이 큰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탄소는 언제 처음 만들어졌을까? 흔히 알고 있는 바로 탄소는 별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칼 세이건은 우리가 ‘별의 먼지’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파비오 이오코의 연구에 따르면, 약 개(현존 탄소의 1조분의 1)의 탄소 원자가 최초의 별이 탄생하기보다도 훨씬 이전, 그러니까 빅뱅 직후 채 20분이 지나지 않아 합성되었다. 하여 우리는 ‘별 먼지’뿐만 아니라 148억 년 전의 ‘빅뱅 먼지’로도 이루어진 존재다.

전작 『지구 이야기』, 『과학의 열쇠』, 『제너시스』 등으로 널리 알려진 로버트 헤이즌은 세계 최고의 탄소 전문가이자 40년 동안 여러 관현악단에서 트럼펫을 연주한 프로급 음악가다(첼리스트 요요마와의 에피소드가 책에 실려 있다). 그가 『탄소 교향곡』을 썼다. 글로 쓴 교향곡이라니… 처음에는 본인도 갸웃했지만, 그는 2년 만에 걸작을 만들어냈다. 탄소과학의 여러 이야기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한 헤이즌의 글에는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울림을 자아내는 교향곡과 같은 감동이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로버트 M. 헤이즌

과학자/공학자

(Robert M. Hazen)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 지구과학과의 클래런스 로빈슨 교수이며 카네기 연구소 지구물리학 실험실 산하 심층탄소관측단의 전무이사이기도 하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지질학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대학에서 지구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광물학회 회장을 지낸 헤이즌의 최근 연구는 생명의 기원, 광물 진화, 지구권과 생물권의 공진화에서 광물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과학의 열쇠』, 『풀리지 않는 과학의 의문들 14』, 『제너시스』, 『지구 이야기』 등이 있다. 

역자 : 김홍표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이다. 국립보건원 박사후연구원과 인하대 의과대학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피츠버그 의과대학,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연구했다. 천연물 화학, 헴 생물학, 바이오 활성가스 생물학, 자기소화, 면역학과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연구분야와 관심분야는 기초 생물학과 진화생물학, 진화의학이다. 지은 책으로는 『작고 거대한 것들의 과학』,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산소와 그 경쟁자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내 안의 바다, 콩팥』, 『우리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진화와 의학』,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 『신기관』, 『제2의 뇌』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침묵

제1악장 흙: 탄소, 결정의 원소
서곡-지구 이전
제시부-지구의 출현과 진화
전개부-깊은 지구 속의 탄소
재현부-탄소 세계
코다-아직 답하지 못한 물음들

제2악장 공기: 탄소, 순환의 원소
도입부-공기 이전
아리오소-지구 대기의 기원
간주곡-심층 탄소 순환
아리오소, 다카포-대기의 변화
코다-알려진 것, 알려지지 않은 것, 알 수 없는 것

제3악장 불: 탄소, 물질의 원소
도입부-물질계
스케르초-유용한 물질
트리오-나노 물질
스케르초, 다카포-고분자화합물 이야기
코다-음악

제4악장 물: 탄소, 생명의 원소
도입부-태초의 지구
제시부-생명의 기원
전개부-생명은 진화한다(주제와 변주)
재현부-인간의 탄소 순환
피날레-흙, 공기, 불, 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후주
찾아보기

출판서 서평


왜 우리가 여섯 번째 원소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행성 전체에서 차지하는 역할 중 밝혀지지 않은 것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에 대한 값진 설명.

-『네이처』

빅뱅부터 석탄, 탄수화물, 탄소나노섬유까지, 헤이즌은 생명의 원소, 탄소의 세계로 떠나는 흥미진진한 모험의 명석한 가이드다. 즐거운 여행을!

-앤드루 놀(『생명 최초의 30억 년』 지은이)

헤이즌의 열정, 최신 과학의 향연, 수많은 과학자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생생한 과학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매혹적인 책.

-『사이언스』

생명의 원소이자 종말의 원소, 탄소

탄소의 탄생부터 기후위기 해결의 실마리까지

세계적인 탄소과학자 헤이즌이 들려주는 탄소에 대한 모든 것!

‘심층탄소관측단’-역사상 가장 큰 과학 프로젝트의 시작

2008년 5월 15일, 전 세계 탄소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생물학, 지구과학, 유기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모여 새롭고 통합적인 방식의 탄소 연구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얼마 후 ‘심층탄소관측단(Deep Carbon Observatory, 이하 관측단)’이 출범했다. 총연구비 5억 달러 규모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연구 프로젝트였다. 오랫동안 지구의 탄소 순환과 지하 깊은 곳의 심층탄소를 연구했던 헤이즌이 관측단의 총괄 책임자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10년이 넘는 동안, 관측단은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발견된 광물의 종류와 분포를 조사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광물의 특성과 위치를 예측하는 수학모델을 만들었으며, 적도부터 극지까지 지구상 모든 바다의 바닥을 수 킬로미터 깊이로 뚫어 지하 미생물 군집을 낱낱이 기록했다. 영양분이 없는 고압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존재는 최초의 생명이 광물 에너지를 바탕으로 합성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의 강력한 근거다. 관측단은 또한 압류된 밀수 다이아몬드를 누르고 부수고 태우며 다이아몬드 내포물이 가리키는 맨틀과 판구조론의 비밀(맨틀은 불균질하고 초기 지구는 판구조운동을 하지 않았다)을 밝혀냈고,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광물인 오피올라이트(ophiolite)로부터 기후위기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기도 했다.

헤이즌이 관측단의 모든 사업과 연구 결과를 망라하여 쓴 이 책에는 그 밖에도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관측단은 애초의 목표를 초과달성했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기도 했다. 알면 알수록 더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과학의 역설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모르는 것이 있는 한, 알아내려는 우리의 시도 역시 계속될 것이다.

교향곡의 선율로 울려퍼지는 ‘6번 원소, 탄소’의 역동적인 연대기

교향곡처럼, 이 책은 각기 다른 분위기와 형식의 네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악장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물을 구성한다고 믿었던 네 원소 ‘흙, 공기, 불, 물’을 주제로 만물의 원소 탄소를 연주한다.

‘제1악장-흙: 탄소, 결정의 원소’는 138억 년 전 탄소의 출현부터 우주 최초의 결정인 다이아몬드의 형성, 현재도 진행 중인 광물과 지구의 진화, 다양한 광물로부터 지구 내부의 모습을 유추하는 방법, 그리고 지구 깊숙이 묻혀 있는 탄소를 추적하는 과학자들의 노력까지, 독자를 빨아들이는 매력 넘치는 첫 악장이다.

‘제2악장-공기: 탄소, 순환의 원소’의 주제는 지구의 장엄한 탄소 순환이다. 탄소 원자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분출하는 화산을 통해 대기로 나왔다가 때로는 바다로, 때로는 생명으로 스며든다. 이후 광물이 되어 지각을 구성하던 탄소 원자는 섭입하는 지각판을 따라 맨틀 깊은 곳으로 침강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모습을 바꿔 다시 올라온다. 인간이 의도치 않게 그 균형을 깨기 전까지, 유구한 세월 평형을 이루고 있던 탄소 순환의 역사가 아리아의 선율로 잔잔하게 흘러간다.

‘제3악장-불: 탄소, 물질의 원소’는 강력하고 빠른 스케르초다. 탄소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수천 개의 얼굴을 가진 ‘물질의 원소’다. 다이아몬드, 흑연, 나일론, 석유,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놀랍도록 다채로운 탄소화학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지막 ‘제4악장-물: 탄소, 생명의 원소’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연주한다. 처음에는 지구의 원시 바다에서 생명체가 출현하면서 평화롭게 시작되지만, 곧 생명의 놀라운 진화적 혁신을 나타내는 여러 갈래의 변주곡으로 빠르게 치닫는다.

‘청정’에너지는 ‘청정’하다?-우리가 탄소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

세계기상기구(WMO)의 2021년 기후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 해수 온도, 해양 산성화도, 평균 해수면의 지표가 모두 악화되는 쪽으로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1.5배, 연평균기온은 약 1.1도 상승했다. 또한 1880년부터 시작된 미국기상청 문서기록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 1위부터 7위까지가 모두 지난 10년 안에 들어 있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평균기온이 여기서 조금만 더 높아지면 북극의 영구동토 속에 얼어 있던 어마어마한 양의 메탄가스가 방출되는 ‘급변점(tipping point)’이 온다는 사실이다.

기후위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고, 기후위기의 핵심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의 증가다. 정부와 기업은 기후위기 전담 조직을 만들어 2050 탄소중립, ESG 경영 등을 실행하고 있고,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가고 시민들의 열기도 뜨겁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우리가 하는 행동이 기후위기를 늦추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청정’에너지를 얻고자 풍력 터빈과 태양광판을 설치하는 데에도 환경이 파괴되고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전기차의 전력도 상당 부분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나오고, 배터리를 만들고 폐기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대중교통, 유기농업, 재활용품, 천기저귀 등은 모두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의미 있는 방편이지만, 이것들을 운용하려면 여전히 어느 정도 탄소 기반 연료에 의존해야 한다. 헤이즌은 지구가열과 기후위기, ‘탄소중립’ 같은 논의들이 그저 맹목적인 공포나 기업/정부의 눈가림 혹은 마케팅 수단, 개인들의 선하고 소박한 실천(만)으로 오도되지 않기 위해서도, 탄소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탄소는 우리 시대 초미의 과제를 더 근본적으로, 더 깊고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게 해주는, 그리고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해주는 ‘끝과 시작’의 원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