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문신을 새기고 오다
— 제25차 박자세 유럽 4개국 학습탐사 후기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유럽을 다녀왔다. 그러나 이번 여정은 관광도 아니었고, 결코 쉬운 공부도 아니었다.
탐사 전, 줌 수업 내용을 10분으로 요약해 발표하는 훈련부터가 고된 통과의례였다. 긴장과 떨림 속에서 말문을 열었고, 현지에서도 오전 6시 강의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그 외 시간에는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놓거나, 점심 후 식곤증에 빠져 박사님의 강의 흐름을 놓치기 일쑤였다.
귀국 후, 사진을 펼쳐보아도 1분 이상 설명하는 것이 버거웠다. 연도와 인명, 사건과 장소가 뒤섞여, 엉터리 이야기꾼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선명히 남은 것이 있다. 바로 박사님의 어록들이다.
“공식은 직관을 이긴다.”
“브레인은 에너지 절약 머신이다.”
“측정은 우리를 개선시킨다.”
“반복하면 애매함이 사라진다.”
“대화는 기술이다.”
“화낼 일이 없는 사람이 기술적인 사람이다.”
“나쁜 사람은 ‘나’뿐인 사람이다.”
"초월은 초월되지 않는 곳에 있다."
나는 이번 탐사에서 박사님의 학습법, 즉 장소와 개념을 연결하고 대칭화·모듈화·순서화하는 사고법을 완전히 체득하진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얻었다. 읽고, 쓰고, 말하고, 그리는 과정을 무한히 반복해야만 개념이 내 것이 된다는 사실.
그 깨달음을 잊지 않기 위해, 나는 한 단어를 문신을 하듯 가슴에 새겨 두었다
Sprezzatura!
무한한 반복 끝에 피어나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그게 진짜 공부라는 걸, 나는 이제 안다.
박사님 어록을 지브리풍으로 네컷만화로 만들어 보았다
어머나~~!
생기발랄 벼리님
모습처럼 후기도
멋지게 올려 주셨네요.
잊혀져 가던 학습탐사 풍경이
몽골몽골 피어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