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017.쓰레기 단상.
2025.11.30.일.오전8시45분.
늦은 아침 마눌님이 엊그제 원행遠行 전 마련해주신 돼지 수육에 국물없는 아침 해장을 하고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어젯밤 편의점 도시락 맛있게 먹고 오늘 분리수거 하려고 닦아 엎어놓은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가 수줍게 말을 걸어왔다.
저 아이도 성형기계에 찍혀 만들어져 처음 나올 때는 뽀얗았겠지.
마치 처음의 씨앗을 보듬기 위해 순정純情을 지녔던 것처럼.
마치 처음의 씨앗을 보듬기 위해 순정純情을 지녔던 것처럼.
그러다 맛있음직한 내용물을 채워
편의점 진열 칸 제일 아래 쪽에서 때깔 좋게 자태를 폼내다가
생존 전투장에서 배고파진 어느 한 사람의 시선에 간택(簡擇?揀擇?)되어
'도시락 용기'에서 걷어 내어진 내용물이 그이의 아구통에서
혓바닥 미각의 충동과 내장의 신음소리와 함께 뭉개지는 咀嚼질을 당하고
앙상하게 굴곡진 갈빗대를 드러낸 피묻은 '도시락 용기'.
편의점 진열 칸 제일 아래 쪽에서 때깔 좋게 자태를 폼내다가
생존 전투장에서 배고파진 어느 한 사람의 시선에 간택(簡擇?揀擇?)되어
'도시락 용기'에서 걷어 내어진 내용물이 그이의 아구통에서
혓바닥 미각의 충동과 내장의 신음소리와 함께 뭉개지는 咀嚼질을 당하고
앙상하게 굴곡진 갈빗대를 드러낸 피묻은 '도시락 용기'.
이젠 존재의 의미가 없다. 제 할 일 다했으니...
먹고 살려고 바둥대던 어떤 한 인간의 존재 연속을 위하여 빈 위장을 채워드렸으니
그 에너지로 얼마간 버틸 수 있으시겠지.
그리고 나는 할 일 다하고도 편의점 사장님과 알바에게 몇 푼 보태드렸으니 금상 첨화.
먹고 살려고 바둥대던 어떤 한 인간의 존재 연속을 위하여 빈 위장을 채워드렸으니
그 에너지로 얼마간 버틸 수 있으시겠지.
그리고 나는 할 일 다하고도 편의점 사장님과 알바에게 몇 푼 보태드렸으니 금상 첨화.
비록 짧은 '도시락 용기'의 일생을 엿보고나니 좀 아리다.
처음의 그 얄따랗던 순정純情을 조금이라도 회복시켜주려고 닦아놓아 말려 놓았던
그를 분리수거통으로 고이 옮겨 드리러 간다.
처음의 그 얄따랗던 순정純情을 조금이라도 회복시켜주려고 닦아놓아 말려 놓았던
그를 분리수거통으로 고이 옮겨 드리러 간다.
그를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