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오늘은 목련 하나도 그 하늘 즐기려 했는지 안간힘을 다해
나뭇가지에 메달리려 하얗게 질린 얼굴로 빈공간 채우고 있습니다.
바람 한 조각에도 봄이 실려 옵니다. 그런 나날이 요즘입니다.
그러다 생각해 봅니다. 스쳐지나는 바람 한 조각에도 의미를 실어 사는 우리는
박사님의 말씀처럼
'의미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인건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햇살이 사라지고 남는 빛의 향연, 별들을 보여주는 밤 하늘이
빅뱅이 일어나고 10억년부터 지금의 137억년까지
일괄된 현상으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라본 밤 하늘에 뿌연 구름에 달무리가 지고
그 공간을 새싹이 돋은 벗꽃나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느끼는 사람만 아는 사치적 생각,
어쩌면 우리는 이 우주에 대해 오해로 가득찬 세상 만드는 유일한 존재인지도
모른다라는 자만이 스쳐갑니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봄을 향하며 마이너스 270도의 밤 하늘 저편에 소리쳐 봅니다.
다크에너지 찌꺼기인 나도 잘 지내.
그래 너두 한 127억년 잘 지냈으니 더 잘 지내렴....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한결같지 않음도 나름대로 괜찮다고 외쳐봅니다.
기껏해야 137억년 언저리에
외침인데 뭐 어쩔라구요.ㅋㅋ
며칠전 대엽풍란이 올해도 어김없이 꽃대를 내밀어 하루하루 눈에 띄게 자라고 있습니다.
아 ! 저 작은 식물을 키우는 힘이 무엇일까 잠시 눈을 감아 봅니다.
어제 남산 산책길에 나뭇가지 마다 터질 것 같은 꽃몽우리들이 주렁주렁 보였습니다.
긴장이 됩니다. 이제 곧 팡 하고 터지기 시작할텐데..
나는 올해는 봄을 즐길 수 있을 것인가...
봄은 어지럽습니다.
산에 개나리 진달래가 피기 시작합니다.
봄 몸살은 우리 몸이 꽃피우는 활동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