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1일을 보내며 라는 글을 쓴지 딱 1년만에 2012년 12월 31일을 보내며를 쓰고 있습니다.

 

1년동안의 일을 떠올리니 많은 이야기와 사건이 지나갑니다.

 

미국 학습탐사를 가기위해 1만 5,000장의 PPT를 찾고, 각 주제에 맞는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10회에 가까운 회의를 하였습니다. 500장이 넘는 미국 지도를 보았고, 몇 천 장의 사진을 보고

미국을 갔습니다.

 

태어나 처음 밟아 본 미국이라는 땅에서 낳설지 않음을 느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첫 날부터 탐사대원의 짐을 잃어버렸고, 다음 날부터 쏟아지는 비와 눈을 맞이했으며, 영하 10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덜덜 떨면서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아나사지 문명, 그랜드 캐년, 캐년 랜드, 데쓰 벨리 등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주신 박문호 박사님과 여러 선생님들의

고마움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쉴 겨를도 없이 미국 학습탐사 책자를 썼습니다. 약 95페이지에

해당하는 타르핏에 관한 이야기를 완성했습니다. 미국 일지를 쓰면서 생생한 기억을 간직할 수 있는 행운도

주어졌습니다.

 

2012년 두 번째 해외 학습탐사는 몽골이었습니다. 말이 뛰고 버스도 뛰는 몽골에서 굽이 굽이 도는 초원의

길을 따라 역사와 지질, 천문학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토르힝 계곡에 피어있는 야생화와

넓은 평원 중심에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맞으며 바라 본 하늘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하트트쿼트의 지질과

화이트 케이브의 석영 동굴의 놀라움, 수 십개의 적석목곽분이 놓여 있는 고분군은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몽골 지질과 공룡을 쓰면서 몽골 초원보다 깊은 지질의 매력과 풀이 자라기 전에 뛰어 다닌

공룡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하나씩 쓸 때마다 기억은 확장되고 의미는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137억년 우주진화의 강의는 상대성이론, 중력장 방정식을 비롯하여 지구과학, 고생물학, 지질학,

암석학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14강이 끝날 무렵에는 듣고 쓰고 외우기를 반복하면서 묵직한 머리를 가진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국내 학습탐사는 이익우 회장님의 후원으로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제주도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 많은 오름의 아름다움, 김영갑 갤러리의 고즈넉한 풍경, 거믄오름의 생태계,

송악산과 용머리 해안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바닷 바람을 잊지 못합니다.

 

두번째로 진행된 지리산 둘레길은 137억년 우주진화 에서 지구과학의 흠뻑 매료되어 있어서 지나치는

돌멩이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느낀만큼 간직되는 현상을

경험하였습니다.

 

세번째는 설악산 대청봉을 3시간 30분만에 오른 박문호 박사님과 여러 회원님들의 몸훈련의 결과를

보았습니다. 비내린 설악산의 비경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네번째는 박물관을 돌며 지식과 역사, 체력이 어울려지는 진귀한 현상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지난 12월에 끝이 난 제 4회 특별한 뇌과학은 작년과 또 다른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강이

끝나고 난 후에 신경해부학을 통해 3차원으로 두뇌를 떠올릴 수 있다는 느낌은 지식이 머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문 뇌과학 모임에서 리스만 도표를 외우고 발표했을 때 벅찬 감동이 있었습니다. 알고 있다는 것을

넘어 더 알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2012년 간단하게 해외학습탐사와 국내 학습탐사, 137억년 우주진화, 특별한 뇌과학에 대한 느낌을

떠올리는데도 빠짐없이 묵직한 한 해를 보낸 듯 합니다.

 

작년과 다른 올 해의 박자세를 통해 한 단계 성숙된 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13년의 나를 기대하게 됩니다. 박자세를 통해 만난 또 다른 나와의 만남을 기대합니다.

 

1년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3년에도 변함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서로를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