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인과원인결과를 압축한 말이다.

인과불낙(因果不落)’인과불매(因果不昧)’란 말이 있다.

인과에 대한 질문에서 두 가지 다른 대답이 나왔던 것이다.

불교 선어록에 나오는 이야기다.

불낙은 떨어지지 않는다. 인과를 받지 않는다.’이고,

불매는 어둡지 않다. 인과를 받기는 하되 원인을 알고 받는다.’이다.

 

먼저 인과불매의 경우를 보자.

어제 교통법규를 어겨서 오늘 범칙금청구서가 날아왔다면,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이걸로 삶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인과에 어둡지 않은 것이다.

며칠 전에 술에 취해 누군가를 폭행해서 고소장이 날아왔다.

해결하려면 많이 번거롭긴 하겠지만, 이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것들은 금방 파악이 되는 인과관계다. 그래서 누구라도 인과에 어둡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우리 삶에 이렇게 쉬운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기간을 늘려서 보자.

평소 돈을 많이 가져다 쓴 자식이 상속에서는 똑같이 받겠다고 행패를 부린다.

흉악한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원인을 알 수 있는 건데, 인과에 밝지 못해서 여러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다.

더 어려운 것도 있다.

내스타일이 아닌 사람을 늘 만나야 하고, 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고부간 갈등, 직장 상사, 군복무에 악질 선임병...

이런 경우는 인과관계도 알기 어렵고, 웬만한 노력으론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어쩌다 이 외나무다리에서 저 사람을 만나게 됐을까?

원인이 뭘까?

인과관계는 훤하게 한눈에 꾀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

 

인과관계를 몰라도 아무 부작용이 없다면, 뭐가 문제겠나?

그렇지가 않으니까, 삶이 꼬이고 고달파지는 것이다.

원망, 앙심, 맞대응, 탈영, 살인, 자살까지 발전하고, 또 그 후폭풍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인과불매가 못 되고 인과에 매한 탓에 일어나는 일이다.

 

대책은 있나? 불교에서 제시하는 대책은 이렇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가 있고, 8정도도 있다.

그런데, 이게 또 쉽지 않다는 것. ㅎㅎ

 

인과불낙을 보자.

난 뭔 짓을 해도 말짱해. 아무 뒷탈도 없고, 아무도 날 벌주거나 귀찮게 못해.

여기서, 옛날의 전제군주나 폭군들을 연상하면 되나...?

그래도 루이16세는 처형되었는데...?

 

돈 빌리고 안 갚아도 되고, 사기 강도짓을 해도 멀쩡해.

날 괴롭히는 선임병? 그걸, 왜 그냥 두나? 다시 볼 일 없게 해야지. 그래도 후폭풍은 없어.

이 정도 자신감은 되니까, ‘인과불낙을 외친 것이겠다.

 

어떤 답변에 손을 들어야줘야 할까요?

인간은 극미의 세계에 사는 존재가 아니란 점은, 꼭 참고해야 하겠죠?

일화 속 두 사람의 행로와 결과는 선어록을 마저 읽으면 나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