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소원을 세 가지나 이룰 행운을 얻게 된 이야기, 이런 종류의 우화나 동화는 자라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읽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잊었어도, 그 귀한 행운을 너무도 하찮게 써버린 바보스런 결말에 어이없었던 기억은 남아있다.

고대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일화가 유명한 것도 소원에 대한 반전 때문이다. 철저하게 무소유의 삶을 사는 은둔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그가 거처로 쓰는 큰 항아리 앞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알렉산드로스가 찾아와서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햇볕을 가리지 말고 비켜달라고 한다. 소원은 그것뿐이라고. 디오게네스의 태평스런 대답에 알렉산드로스는 허를 찔린 기분 아니었을까? 이 허름한 노인은 그렇게 일조권을 얄짤없이 챙긴다.

궁금한 것은, 알렉산드로스가 이어서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이다. 대왕 체면에 격노하지는 않았을지...? 아쉽게도 뒷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지만, 예상은 두 가지 중 하나다.

1) , 미안합니다.   2) 무엄하다! 가난뱅이 주제에...

 

거액의 돈뭉치를 쓰레기로 착각하여 버렸다던 뉴스가 한동안 사람들을 술렁이게 했다. ‘누가 주워 갔을까, 밝혀지면 어떤 벌을 받을까?’

막상 저런 돈뭉치가 눈앞에 놓여있으면 어쩔 것인지, 생각들이 분분할 수밖에.

길을 걷는데, 천원짜리 지폐가 떨어져 있었다.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천원이 아니고 천만원이어도 못 본 척 했을까? 생각이 많아져서 분명 갈등상황에 빠진다.

욕심대로 몰래 갖기도 꺼려지고, 경찰서에 가져가도 돈 주인에게 텀터기 쓸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 잃어버린 돈보다 적다고, 왜 천만원 뿐이냐고. 요즘은, 나이롱환자도 득실댄다는 이상한 세상 아닌가. 이래저래 귀찮기만 한 일이다.

이럴 땐 부지불식간에 소원이 나온다. ‘제발 시험에 들지 말게 하시고돈을 주시려거든 차라리 복권에 당첨되게 하소서.’

시험에 들지 말게가 주기도문 전용도 아니고, 1년에 2~3회 정도 소액의 복권구입이 뭐 그리 허물 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세금 제대로 떼고 만천하에 공개되는 투명한 돈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생각 없이 말을 내뱉어 행운을 날려버린, 우화 속의 바보 보다는 훨씬 똑똑한 소원이지 않나